이걸 언제 다 만드나. 급한 요청에 한숨부터 쉬고 짜증낸 다음, 내일부터 해야지 마음 가라앉히고 하루 종일 만들 생각에 뒤척거리다가 예전에 했던 것부터 찾아봐야지 하면.
이미 다 만들어져있다.
게다가 상당히 잘 만들었다.
도대체 예전엔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일까? 발전없는 위기는 어제 만든 우연을 쌀쌀맞게 반기기만 하고 더 만들어내려는 의지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. 때워야지. 어차피 그 때 해서 보여줬는데 그 때도 몰라봤으니 다시 한다고 뭘 알겠어. 예전엔 분해서 악착같이 매달렸던 것 같다. 요즘은 이제야 알아준다는 인정욕구의 충족보다는 초라히 늙어가는 간부들이 불쌍하고 그들에 메여있는 내 처지가 불안하다. 10월엔 통보를 협상으로 바꿀테니. 각오를 세워야지.
